본문 바로가기

류트(Lute)

테오르베(Theorbe 독.)란?

 테오르베와 다른 류트족 악기

 류트족의 악기 중 가장 크고 저음역이며 다이나믹의 폭도 가장 넓은 이 악기는 이탈리아어로 'Chitarrone'라고 불리며 테오르베라고도 불리는데, 일반적으로 테오르베라 함은 별도의 확장된 저음영역을 추가한 악기를 말합니다. 아치류트나 독일식 바로크 류트도 이런 의미로 테오르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독일어로는 Theorbe, 영어로 Theorbo,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Tiorba라고 불리는 악기입니다. 길게 늘린 저음현들을 가진 류트족 악기들도 역시 테오르베라고 불리는데요. 스완넥 바로크류트나 아치류트도 테오르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유럽 어느 박물관에 복원되어 전시중인 위의 악기가 스완넥 바로크 류트, 또는 독일식 테오르베입니다. 튜닝은 바로크 류트 d minor튜닝을 사용합니다. 자세한 사양이나 설명은 후에 바로크 류트에 관해 글을 올릴 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테오르베를 들고있는 모습입니다. 지인 중 누군가 이사진을 보고는 기관총이나 대포를 들고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큰 악기 인데요, 저와 나란히 서면 저보다 큽니다. 지판있는 곳의 현장은 82cm이고 확장 저음현의 길이는 160cm이고 악기 총 길이는 약 182cm 정도라서 평소 연주때문에 이동할 일이 있으면 힘 좀 써야하는 상황이라 평소 힘을 기르는 운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악기이기도 합니다. ㅡ.ㅡ


 위 사진은 아치류트입니다. 그 옆의 케이스는 아래 사진에 있는 독일식 테오르베(스완넥 바로크류트)입니다. 역시 길이 차이가 약간 나는데요. 테오르베와 아치류트는 약 40cm정도, 바로크 류트와는 60cm정도의 현장 차이가 있습니다. 테오르베를 연습하거나 연주하다 아치류트를 사용할 경우는 작은 사이즈 덕분에 몸과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 악기들의 크기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악기 제작자나 오리지날 악기의 디자인, 또는 연주자의 특별주문에 의해 다양한 사이즈가 존재합니다. 연주 여행을 많이 다니는 연주자들 중에는 간혹 악기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 이동에 용이하게 하기도 합니다. 결국 악기의 사이즈가 악기를 명명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닌 것입니다.

 

 테오르베(키타로네)의 기원, 특징과 문제점

 테오르베는 16세기가 끝나갈 무렵 이탈리아에서 필요에 의해 발명(또는 다른 류트족 악기를 기본으로 발전시킨)되었습니다. 어떤 학설에 의하면 그 시작은 일반 류트를 여러 조합의 저음으로 다양한 조율을 실험해가며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주로 성악의 반주를 주 목적으로 사용된 이 악기는 위에 언급했다시피 풍부하고 폭넓은 다이나믹과 긴 여음, 그리고 큰 울림통과 긴 저음의 강력함을 가장 큰 잇점으로 여겨집니다. 

 독특한 점이라 한다면 1,2번 현의 조율이 한 옥타브 아래로 조율되어진 점인데 (옥타브 아래라고 하는 이유는 3번 현까지의 조율 방식이 장3도나 완전 4도로 이루어져 있다는 근거하에 나온 것입니다. 어떤  학설 중에서는 현을 더 얇게 만들어 높은 음을 내는 기술이 없었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프랑스 조율은 2번현 옥타브가 높습니다 ), 그로 인하여 엄청난 어드벤티지가 부여되는데, 바로 다른 류트족 악기에서는 콘티누오 연주상에서 항상 주의해야 하는 병행이 아래처럼 조율된 테오르베는 병행이 연주되어지더라도 실제로 들리는 소리는 병행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묘한 음향적 특징이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15현(일반적으로 14현) 테오르베의 조율입니다. (위키페디아에서 퍼왔습니다) 


 1604년 캅스베르거(http://en.wikipedia.org/wiki/Johannes_Hieronymus_Kapsberger)의 'Libro primo d'intavolatura di chitarrone' 가 이미 출판되어진 사실로 미루어 볼때 그 이전에 이미 조율에 관한 사항이 이미 널리 쓰이고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다른 조율과 많은 현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많이 사용되어지는 것은 위의 조율이라 그 이외의 것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잠시 위에 언급한 캅스베르거의 음악 한곡.


 세계적으로 유명한 류트 연주자 중 한사람인 나이젤 노스(Nigel North)가 쓴 'Contunuo Playing on the Lute, Archlute and Theorbo'에서 테오르베가 다른 류트족 악기에 비해 바쏘 콘티누오를 연주하기 좋은 이유를 들었습니다.

1. 류트보다 큰 음량

2. 저음인데도 불구하고 밝은 음색을 가지고 앙상블과의 조화를 잘 이룬다.

3. 매우 강한 소리에서 아주 작은 소리까지 미세한 다이나믹의 표현

4. 좋은 멜로디의 질과 힘이 유지되는 저음

5. 기본적으로 낮은 음이라 반주하는 악기나 노래의 음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6. 악보상 베이스의 음 하나만으로도 멜로디에 대한 충분한 반주나 서포트가 된다.


나이젤 노스가 생각하는 특징이 잘 드러나는 곡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Monteverdi의 마드리갈 'Voglio di vita uscir'를 Emma Kirkby가 노래하고 테오르베 반주는 Jakob Lindberg입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 나이젤 노스는 테오르베를 연주함에 있어 연주자가 극복해야할 대표적인 5가지 문제점도 언급합니다.

1. 긴 현장과 큰 악기 사이즈로 인해 일반적으로 류트보다 빠른 연주의 어려움

2. 1,2번 현이 옥타브가 낮게 조율되는 이유로 인해 성부연결에 따른 연주의 어려움

3. 조율때문에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테크닉이 필요

4. 가장 높은 현인 3번선으로 인해 비교적 높은 베이스를 연주하게 될 경우 엉뚱한 화음(자리바꿈)을 연주할 위험성

5. 화음을 연주하는 운지의 다양성과 유용한 고음의 부족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는 5번인데요, 앙상블을 하면서 류트와는 다르게 상상력을 나도 모르게 제한시켜버리는 경우가 생기곤 하더군요. 이런 문제는 솔로 레파토리를 연주해 보면서 다양한 운지를 익혀보고 많은 경험이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을 듯 합니다.

 

 Tommie Andersson이라는 연주자가 테오르베에 관하여 간략히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마지막부분에는 악기 제작자에 관한 간접광고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점 양해를....ㅎㅎㅎ

 


 레파토리

테오르베를 위해 만들어진 곡들도 많고 작곡가들도 많지만 추려서 중요한 3명을 알려드리자면,

1. Johannes Hieronymus(Giovanni Girolamo 또는 Giovanni Geronimo)  Kapsberger

2. Alessandro Piccinini (http://en.wikipedia.org/wiki/Alessandro_Piccinini)

3. Robert de Visee (http://en.wikipedia.org/wiki/Robert_de_Vis%C3%A9e)

가 있습니다. 

Kapsberger의 곡은 위에서 이미 들으셨을테니 Piccinini와 de Visee의 짧은 곡들을 들어보시겠습니다.


 

 Kapsberger와 Piccinini가 이탈리아 작곡가라면, de Visee는 바로크 시대에 그와 알프스 산맥을 경계로 두고 양식적으로 크게 양분되어지는 프랑스 작곡가입니다.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가며 감상해보셔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테오르베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올려버리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다음부터는 계획을 좀 하고 오리겠습니다. 이번만 양해해 주시길.....ㅡ.ㅡ 

 류트족의 악기는 솔로도 좋고 노래나 멜로디 악기를 위한 반주도 좋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몇몇의 앙상블로 이루어진 성악의 반주가 가장 좋은데, 그 이유는 가사가 있어 곡의 이해가 쉽다는 것과 앙상블이라는 이유 그 자체만으로 좋습니다. 바로크 오케스트라에서 오페라 반주도 해봤지만 많아서 북적거리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몇명이 조촐하게 즐기는 것이 저는 더 좋네요...ㅎㅎㅎ

 그런 의미에서 몬테베르디의 듀엣 'Bel Pastor'를 테오르베, 비올라 다 감바, 아치류트 셋이서 조촐히 반주한 영상을 살짝 뿌립니다. 연주 할 때 가슴속에 파고든 마지막 가사 'Tutta Bella'가 잊혀지지 않는.... 아! 테오르베는 제가 연주합니다. ^.^



'류트(Lu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6월 채널 YES 24 인터뷰  (0) 2016.06.18
2015년 9월 월간 객석 인터뷰  (0) 201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