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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nando Sor의 기타 음악/연습곡 Level 2

Lv.2 - Sor Op.31 No.23





 레벨 2의 첫곡으로는 Op.31의 23번입니다.

 이 곡은 코랄(합창)의 형태를 가진 곡으로, 모든 성부의 소리가 고르게, 그리고 연결해야 하는 부분을 찾아 적절한 소리를 내여주어야 하기때문에 기타로 연주하기 매우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난이도가 레벨 2라기 보다 3에 가까운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르의 메모에 따르면, 이 곡은 종교적인 느낌을 가지고 연주하라고 합니다. 

 

 박자는 2분의 2박(alla breve)으로, 연습을 하실 때 박자를 세는 방법은 one-and-two-and (하-나-두-울)로 가-앙-야-악('앙'이나 '악'은 약하게) 하시면 됩니다.

 4마디 단위로 나누어져 있으며, E와 F는 취향에 따라 하나로 보셔도 됩니다. 단위별로 반복적이지만 음 하나가 추가되면 그만큼의 다이나믹이 커진다고 보면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커지지 않게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크기로 연주하신다 해도 음 하나가 추가되면 어느 정도의 다이나믹 적인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 너무 신경쓰시지 마시고,  고른 탄현과 템포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 그리고 필요한 부분에서의 큰 다이나믹을 내는 것에 집중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럼 부분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 첫째 마디는 통째로 울리도록 합니다. 일부러 첫박의 '시'를 소음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체적인 울림이 완성된 화음으로 만들어지면서 완전한 3화음이 만들어지며, 중세의 종교적인 화성의 의미가 부여됩니다. 예컨데 어울림화음(또는 완전화음)은 신의 뜻, 또는 선한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며 불협화음은 악한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고음은 신의 뜻이나 하늘의 뜻을, 저음은 땅과 인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의미를 지니기도 했습니다.

 2째마디에 나오는 3화음은 반드시 pim으로 연주하셔야 성부의 분리가 뚜렷하게 됩니다. 

 3째마디의 개방현 '미'와 2번줄의 '레샵'은 슬러이지만 두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타 곡에서 자주 나오기에 운지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 많은 혼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만, 두줄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슬러표시는 왼손을 쓰는 슬러가 아니라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4째마디의 '미'는 보기에는 완성된, 또는 안정된 음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2박에 나오는 '시' 음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렇게 하나의 단위를 마무리하는데, 실제 연습의 경우는 매 단위에서 연주되는 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기타 연주에서 다른 악기에 비해 까다로운 여러가지 것들 중 하나가 바로 화음(겹음) 연주입니다.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하는지는 실력이 늘수록, 음악적으로 어떻게 의도하느냐에 따라 더 어렵게 느껴지고, 거기에 더해 악기의 성향과 특징, 그리고 기본적인 음향의 밸런스를 잘 맞추기 위한 섬세한 귀도 필요합니다. 때문에 기본이 중요한 것입니다.

 

B. A의 진행에 반복이지만 중간 성부(빨간 동그리미)의 진행과 저음부(파란 동그리마)의 진행(저음부를 또 2개로 나눌 것인지)에 따라 구분을 두어야 할 부분입니다. 빨간 동그리마의 중간성부는 쉼표와 싱코페이션에, 파란 동그리미 음의 연결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주의 하시고, 이 부분의 마지막 마디의 첫음을 마무리하며 2번째 음부터 C부분을 위한 브릿지(연결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마지막 마디 첫음인 '시'는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3번줄에서 연주하여 2박을 유지하신다면 음향적인 효과는 F 부분의 4째마디 온음표 '시'의 역할과 같게 나오게 됩니다. 기타라는 악기의 음역의 제약을 줄의 음색으로 대체할 수 있는 단점이자 장점입니다.  4째마디의 2, 3, 4째 음은 원하신다면 살짝 느려지게 연주하셔도 좋습니다. 

 

C. 앞에 언급했던 바와 같이 화음의 갯수가 늘어나면 좀 더 큰 소리가 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화음 연주를 하면서 어느 곳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 그리고 한꺼번에 할 것인지, 빠른 아르페지오처럼 차례로 화음을 연주할 지 결정하셔야 합니다. 단, 아르페지오 같은 화음 연주를 매번 하게되면 산만하게 되니 자주 사용하기 보다는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이 부분의 4마디 첫 점 8분음표와 16분 음표는 정확하게 지켜주셔도 좋지만, 사견으로는 이후 3연음과의 연결을 보았을 때 점음표보다는 3연음처럼 연주하는 것이 좀 더 음악적이라 생각됩니다. 

 

D. 앞의 3부분과 다르게 2째 마디의 화음은 이전의 반복적인 화음의 나열에 익숙해진 청자에게 이후의 뻔한 진행이 예상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변화를 줍니다. 전조의 상황을 만드는 것인데, 시작 조성인 E major에서 B major로 전반부를 마무리하기 위한  것인데요, 이미 B부분에서 '라샵'으로 그 힌트를 보여줬습니다. 

 이 부분은 운지상으로도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이 곡에서 가장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2째마디 마지막과 3째마디 첫박의 연결은 도약에 대한 순발력과 운지를 바로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만드는데, 저의 경우는 악보에 적혀진 운지가 아닌 다른 운지를 사용합니다. 연습하시는 분은 이 부분의 운지에 대해 자신에게 맞는 운지가 어떤 것인지 연구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만....

 

E. 두번째 부분의 시작이자 도미넌트가 토닉으로 시작되는 상황입니다. 운지상으로는 어려울 것이 없으나 화음(화성)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셔야 다이나믹을 쉽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마친가지로 3화음이 나올 때는 첫부분과 같이 pim으로 연주하셔야 성부의 분리가 잘 들립니다. 혹시 잘 들리지 않으시더라도 오른손의 운지는 지켜주세요. 첫째 둘째 마디의 빨간동그라미가 쳐진 음의 연결에 신경쓰시고, 세째 네째 마디의 빨간 동그라미 중간 성부에 주의하셔서 연주해주세요. 4째마디의 연주법은 B부분에서 이미 언급했습니다.

 

F. 전체적으로 4마디 단위로 나뉘었지만, 이 부분은 E부분과 합쳐 8마디로 길게 가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E부분과의 연결음들이 말 그대로 이 부분의 첫 멜로디 라인에 연결되는 느낌이 더 강하고 변화하는 화성연결 때문입니다. 3개의 성부를 고르게, 잘 들리게 연주해주시면 좋습니다. 4째마디 멜로디와 중간 성부의 음이 겹치지만 다른 줄을 사용하여 색깔을 달리하기에 2번줄에 손가락이 닿아 소음되지 않게 주의 하시고 빨간 동그라미의 중간 윗성부(이 부분은 4성부)의 반음계적 진행, 파란 동그라미의 중간 아래성부의 진행을 동시에 들으려 하기 보다는 귀를 훈련한다 생각하고 전체를 연습하면서 하나씩 따로따로 들으려고 하면 점점 잘 들리게 됩니다. 그래도 잘 안들린다면 한 성부씩 따로따로 하면서 귀에 익숙하게 만들어주세요.

 

G. 다시 첫 모티브(또는 테마)가 반복됩니다. 더 많은 음으로 웅장한 소리를 요구하지만 절대 흥분하지 마시고 기타 줄과 통이 잘 울리는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세요. 특히 이 부분의 3, 4째 마디는 계속 미를 베이스로 하여 페달음처럼 사용하여 불협화음을 내고 4째마디의 협화음으로 안정되기는 하지만 3째마디의 불협화음을 의도적으로 귀에 거슬리게 하는 것은 큰 다이나믹을 요구한다는 의미입니다. 

 

H. 이 짧은 4마디의 첫 두마디에서 2번의 전조가 나옵니다. 관계조로 나오는 것이라 한번의 전조로 보아도 무방하고, 코랄 형식을 지닌 곡에서는 자주 나오니 머리가 아닌 귀로 잘 기억해두시면 다른 음악을 들으실 때, 그 곡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H 부분과 I 부분의 파란 동그라미가 쳐진 화음은 약박입니다. 운지 이동으로 인한 액센트가 들어가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3째마디의 첫화음과 둘째 화음이 다른데, 이 부분은 편집자에 따라 다른 판본이 존재합니다. 어느 것도 괜찮으니 악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I 부분으로 연결되는 4째 마디의 브릿지(연결부)를 잘 연결해주세요.

 

I. H 부분의 첫 두마디와 같은 진행을 보여줍니다. 둘째 마디의 운지와 연결이 어려우니 연습이 필요합니다. 4째마디 두번째음인 저음 '시'는 저처럼 음가의 반만 내셔도 되고 유지하셔도 됩니다. 울림이 좋은 곳에서 연주하신다면 마지막 박에서 4번줄 미를 제외한 나머지 음들을 소음해 중세의 완전음(으뜸음) 하나로 이루어지는 음향적 미묘함(?)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위의 설명에 미처 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소르의 다른 연습곡이나 연주곡을 통해 하나하나 메꿔나가겠습니다.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